전편 1줄 요약 : 입국 후 1일차 끝남
쓰다보니 결혼식 자체는 서구의 결혼식인데 왜 전통결혼식인가? 하는 의문이 드시는 분이 있으실 것 같아서..
일단 처갓집은 전통결혼식이라고 인식을 하고 있고, 식이 끝난 다음날 조상님들에게 제사를 지내서 전통결혼식인가보다 하고 저는 그렇게 이해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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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때 아랫층의 가라오케 소리를 들으며 잠이 들었는데, 깰 때는 풍악소리(정확히는 가라오케 머신에서 나오는 노래소리)를 들으며 잠에서 깼다.
내려와서 이를 닦고 세수를 하려는데.. 비누를 찾을 수가 없었다..
처갓집에서 머무는 건 알고 있었지만, 얼굴을 씻을 세안도구가 없다니? 와이프에게 물어봐도 세안도구를 받을 수 없었다..
의사소통이 안돼서 못 받는건지 진짜 비누나 폼클렌징이 없는건지.. 전자 같은데 아무튼 받을 수 없었다..
결국 나는 비듬방지용 샴푸로 머리를 감고 세수도 했다. 얼굴이 화하니 시원했다. 아무튼 계면활성제니까 세정효과는 있었을 것이다.
2일차는 비가 내렸다. 그리고 아침 점심은 한가했다. 왜냐하면 결혼식이 오후 5시에 있었고, 바쁜건 신부를 비롯한 처가쪽이었다.
준비할게 셀프 헤어&메이크업, 예복 밖에 없는 나는 상대적으로 한가할 수 밖에 없었다.
2일차도 입맛에 맛는 음식 세 가지만 골라서 먹는 전략으로 끝냈는데, 놀랍게도 세 가지중 한 개가 브로콜리 요리였다..
그 정도로 나에게 베트남 로컬 푸드는 엄청난 장벽이었다.
왜 베트남 로컬 푸드가 나에게 힘들었나면
1. 어지간하면 고수가 들어감
2. 고기가 차갑고 질김
3. 해산물이 많음 (나는 해산물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 세 가지가 나에게 너무 큰 장벽이었다..
고기가 어찌나 질긴지 이 사이마다 끼어서 이물감이 엄청나게 들었다. 치실을 써도 도통 빠지지가 않더라.
나중에 한국에서 하루 종일 치실해서 다 빼긴 했는데, 이미 잇몸이 엄청나게 부어서 한동안 통증이 있었다.
세 가지 골라먹기 전략을 하는 중에 처갓집의 '마 이것도 무바라 쥐긴다!'식으로 한 젓가락 씩 얹어주는 반찬들을 안 먹을 수도 없고..
호감작 한다는 마음가짐으로 어찌저찌 다 먹었다.. 힘들었다..
그 뒤로는 어수선해서 사진으로 기록을 하지 못했는데, 어제 웨딩촬영 때 메이크업 해줬던 아티스트가 처갓집으로 와서 처갓집 여자들을 다 메이크업 해줬다.
그리고 역시나 나는 메이크업 해주지 않았다.
아니 나도 신랑..주인공..인데..
아무튼 그럴 줄 알고 챙겨온 왁스, 비비크림으로 대충 메이크업을 해주고, 양복을 입고 대기했다.
아무튼 베트남은 뭔가 특이했었다.
그리고 어제 찍은 웨딩사진이 도착했다.
작게 인화 된 것중 두 개는 내가 챙겨서 한국으로 가져갔고, 나머지는 처갓집 거실에 장식되었다..
정말 신부한테 잘해줘야지..라는 생각이 들었었다.
외할아버지가 따라주는(아무리 봐도 우리 아빠 뻘이여서 할아버지라는게 적응이 되지 않음) 말차를 마시며 시간을 보내다 우리는 예식장으로 갔다.
오후 5시에 식이 있었고, 우리는 약 3시쯤에 예식장에 도착했다.
예식장 도착하자마자 솔직히 놀랐다. 내 예상보다 훨씬 화려했다. 4000달러짜리 퀄리티가 아닌건 확실한 것 같았다. 내 추측으로는 처갓집도 돈을 꽤 쓰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왼쪽에 부채표처럼 생긴 함이 축의금을 넣는 곳인데, 듣기로는 한국인이 신랑이면 부자라고 생각해서 축의금을 넣지 않는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로는 다들 축의금을 넣어주시는 훈훈함을 보여주셨다.
식전에 사진을 찍으면서, 식장 입구에서 들어오는 사람들한테 인사하는데 좀 빡세더라.. 뭐가 이렇게 많이 들어오나 싶었다. ㄷㄷ
저 넓은 식장이 처갓집 인맥으로만 꽉찼다..ㄷㄷ 나는 절대 못 채울거 같은데 대단했다.
아무튼 포토타임 중간에 MC가 왔는데, 럭키 김기수 느낌이더라. 잘생긴 김기수였다.
MC가 유창한 영어로 인사를 했고, 자신은 한국어를 못하니 영어를 할 줄 알면 영어와 베트남어로 진행해도 되겠냐고 물어봤다.
솔직히 영어 개잘해서 당황했음.. 아무튼 OK하고 리허설 없이 5시에 바로 식 스타트.
MC의 능숙한 베트남&영어 동시 진행에 맞춰서 케이크 커팅과 와인잔 탑에 샴페인 붓기를 진행했다.(식중엔 사진을 찍을 수 없어서 사진이 없다.)
그리고 나서 MC가 갑자기 나한테 질문을 했다.
"당신은 베트남인을 좋아합니까?"
"네 좋아합니다."(사실 베트남에 별 생각은 없었음)
"왜 좋아하는지 알 수 있을까요?"
한국어로 물어봤으면 바로 유창하게 대답을 했을텐데 막상 영어로 하려니까 단어가 생각이 안났다. ㅋㅋㅋㅋ
베트남인과 결혼하는 사람이 있으면 미리 준비를 하는걸 추천한다.
그래서 어..하고 3초정도 절으니까 MC가 마이크 내려놓고 프렌들리하고 운을 띄웠다.
넙죽 받아먹고 "벳나미즈 이즈 프랜들리, 카인드 앤 어니스트 앤 핸섬 앤 뷰티풀" 하고 마무리했다
그리고 식 마지막에 예물을 전달하는 순서가 있었는데, 나는 장모님이 순금 한 돈 반지 선물해주셨고 와이프는 친척들이 우르르와서 금목걸이 금 반지를 끼워주셨다..ㄷㄷ 양 손이 금반지로 꽉 차고 목에는 통짜 금목걸이가 세 개 둘러져 있었다..이거 우리꺼인가..??ㄷㄷ
예물 전달이 끝난 후 테이블을 돌면서 인사&건배를 했다. 테이블마다 못 하이바 요 하이바 요 하이바 요하니까 베트남어의 ㅂ도 모르던 나도 이건 외웠다.ㅋㅋ
역시 언어는 그 나라가면 빨리 느는 듯 하다.
우리나라처럼 식 끝나면 피로연장에서 식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식장에서 바로 식사를 했다. 식사는 아주 만족스러웠다.
식사 중에 무대에 올라서 덕담하는 사람도 있었고, 노래 한 곡조 뽑는 사람도 있었다. 진짜 잔치 느낌이었다.
식사가 끝나고 포토타임이 있었고, 사진을 다 찍으니 식만 3시간을 했다.
식이 끝나고 처갓집은 축의금 정리를 했고, 나는 쉬라는 말을 듣고 씻고 바로 와이프 방에서 잠을 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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